뽀로로 인형 탈

[10%의 실화라 90%의 허구]”1,2,3!”라는 외침과 함께 셔터가 눌렸다.환하게 웃으며 뽀로로 인형이 자신의 허벅지를 조금 넘는 키 큰 아이에게 손짓하고 인사했다.아이는 공중에 뜬 풍선을 뽀로로를 넘겨받고 부모와 보인다 젊은 남녀에게로 달려갔다.여자는 아이에게 휴대 전화를 보이면서 뽀로로 인형을 등지고 걸었다.뽀로로 인형은 그들을 응시했다.뽀로로 인형은 하루 종일 그렇게 사진을 찍었다.조금 걷고 있으면 곧바로 아이들이 달려와서 부모님께 향하여”제 사진 좀 찍어!”라고 소리를 질렀다.촬영 노동에 지친 뽀로로는 분수대 앞 벤치에 앉아 인형 가면을 벗었다.사람들이 보나 마나마음에 하기 싫었다.이마에서 흐른 땀이 얼굴에 가득했다.그는 이 놀이 공원에 적잖은 이질감을 느꼈다.일한지 6개월이 지났는데 그랬다.그가 스스로 여기에 적응하고 싶지 않다는 마음이 컸다.자신이 있어야 할 곳은 놀이 공원에서는 없는 무대라고 생각했다.그는 연기를 했다.자신의 감정을 캐릭터로 전달하고 남에게 웃음과 기쁨을 주고 싶었다.그래서 그는 오디션을 받을 때마다 항상 웃었다.울거나 슬픈 장면을 표현하며 눈물을 흘리고도 연기가 끝나면 항상 얼굴에 미소를 지으려고 했다.어떤 때는 억지로 웃으려고 하다가 입가에 살이 하루 종일 아팠다.그러나 문은 좁았다.100회 오디션을 받아도 한번도 합격하면 됐다.오디션의 기회를 얻기조차 쉽지 않았다.서류를 닥치는 대로 넣어도 오디션을 받으라는 연락을 받는 것부터 “하늘의 승부 일람”이었다.거듭되는 실패는 그의 자존심을 한껏 낮췄다.”언젠가는 있을 것이다”라는 희망은 ” 못할 수 없는가?”이라는 좌절로 바뀌어 갔다.취업에 성공하고 정착한 친구들을 보면”일찍 연기를 포기했어야 했는지”이란 후회 섞인 한탄도 했다.그와 친구들은 당초 길이 달리 그도 역시 그런 사실을 알았지만 마음 한 구석에서는 의미 없는 비교가 이어졌다.금전적 부담감도 상당했다.정기적인 수입이 붙잡아 주지 않아서 지갑이 항상 얇았다.지인과의 약속도 줄였다.그의 사정을 아는 사람들은 돈 걱정 없이 나오라고 불렀다.그는 그것조차 부담이었다.인형 탈의 아르바이트를 한 것은 그 때문이었다.친구들은 주말에 시간이 비어 있었지만 그는 주말에 일해야 했다.금요일 저녁에 약속을 받게 되면 다음날 출근해야 한다는 변명을 해도 합당이었다.무엇보다 표정을 감추는 것이 좋았다.가면의 뒤에서 그가 어떤 표정을 지고 있다고 사람들은 몰랐다.오디션을 받을 때 그는 때는 울척을 해야 하고, 떨어져도 덤덤한 표정으로 사람의 좋은 웃음을 짓고 있어야 했다.뽀로로의 탈을 쓰면 그는 얼굴에 자신의 감정을 숨기지 않는 것이 생겼다.다만 팔을 흔들며 풍선을 주고 사진만 찍어 주면 됐다.사람들이 보는 것은 24시간 내내 미소를 잃지 않는 뽀로로 뿐이었다.얼굴은 굳고도, 몸짓은 밝았다.밝은 척을 해야 했다.그것은 연기의 영역이었다.얼굴을 가리고 몸을 움직이는 것은 비교적 간단했다.그래도 연기를 하고 싶은 마음도 그를 만났다.그는 연기를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현실이 절망적이지도 놓을 수 없는 꿈이었다.오디션에 떨어질 때마다 자신에게 물었다.다른 길에 발을 돌려야 할지 고민이다.그러나 하고 싶은 일을 하지 않으면 인생에 아무런 의미가 없어 보였다.그는 땀을 식혔다가 다시 가면을 썼다.기지개를 켜고 자리를 일어나자마자 아이가 달려왔다.그는 사진 찍기에 좋은 포즈를 자연스럽게 취했다.머릿속에서는 다음날 발표가 나온 오디션 결과를 떠올렸다.뽀로로의 가면은 언제나처럼 밝게 웃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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